필리핀 관광부: 1989년~2023년 필리핀의 관광브랜드 슬로건 개발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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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등록일:
2023년 3월 27일
필리핀은 실로 오랜 기간 필리핀 여행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괜찮은 관광브랜드 슬로건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필리핀의 정체성과 다양한 관광자원을 표현할 수 있는 문구가 무엇인가는 늘 고민거리였다. 어떤 슬로건이 최선인지 고민을 하는 동안 "Philippines: Where Asia Wears A Smile", "Consider the Philippines" , "Rediscovery Philippines" 등 수많은 슬로건이 나왔다가 사라졌다.
필리핀 관광부(DOT)에서 그나마 대중의 기억에 남는 슬로건을 만들어 낸 것은 약 20년 전부터였다. 하지만 홍보용 슬로건이나 로고, 마스코트 등을 멋지게 만든다고 하여 관광브랜드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그러하듯이 상품의 질이 미흡한데 브랜드만 프리미엄으로 포지셔닝한다고 해서 공감대가 생기지 않는다. 슬로건이나 로고의 디자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외국에서 이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가의 인지도 및 국가적 위상을 높이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 브랜드 전문가들은 일관성 있는 브랜딩 작업도 필수라고 지적한다. 꾸준히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노출시켜 인지도를 높이고, 소비자가 그 가치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필리핀 관광브랜드의 슬로건 개발 변천사
로고 | 관광브랜드 슬로건 | |
1989년 | Fiesta Island Philippines | |
1999년 | Rediscovery Philippines | |
2002년 | WOW Philippines | |
2003년 | Visit Philippines 2003 | |
2010년 | Pilipinas Kay Ganda | |
2012년 | It’s More Fun in the Philippines | |
2016년 | Experience the Philippines | |
2019년 | It’s More Fun In the Philippines |
피에스타 아일랜드 필리핀(Fiesta Island Philippines)
- 슬로건 사용 시기: 1989년
필리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은 남편인 베니그노 아키노 2세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독재에 투쟁하다 암살된 후 1986년 대선에 출마하여 46.1% 득표율을 얻고 필리핀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로 대통령이 되었다. 코리 아키노 대통령은 임기 중이었던 1989년 4월에 색다른 선언문(Proclamation No. 245, s. 1988)을 하나 발표했다. 1989년을 필리핀 축제의 해(Philippine Fiesta Year)로 삼고 필리핀을 관광지(wholesome tourist destination)로 홍보하기에 나선 것이다. 홍보를 위한 위원회도 구성되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와우 필리핀(WOW Philippines - More Than the Usual)
- 슬로건 사용 시기: 2002년~2010년
와우 필리핀(WOW Philippines)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받는 슬로건이다. 브랜드 슬로건 로고는 빨간색과 파란색의 원색을 주로 사용하여 필리핀 문화의 독특한 요소를 담아 디자인되었다. WOW Philippines 아래 More Than the Usual이란 설명과 웹사이트 주소까지 적혀 있어 좀 복잡해 보이지만 필리핀을 여행지로 널리 알릴 수 있게 한 슬로건으로 호평을 받았다. 푸른색 텍스트 안을 자세히 보면 다이빙을 하는 사람이며 야자수, 보트 등을 볼 수 있다. 당시 언론에서는 필리핀 내 정치적 불안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를 많이 내보냈는데, 그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고자 이렇게 해변과 여행 명소를 강조한 알록달록한 디자인으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슬로건의 와우(WOW)는 두문자어로 여러 가지 필리핀 여행에 대한 어떤 측면이 홍보되고 있는지에 따라 다양한 문구를 나타낸다. 예를 들면 관광 명소의 경우 'Wealth of Wonders'라고 설명되는 식이다. 이 시기 필리핀에서는 해변(Warm Over Winter), 해양스포츠(Wild Over Water), 고래상어(Watch Our Whales), 마닐라 인트라무로스(Walk Our Walls)등 다양한 단어를 동원하여 '와우 필리핀'의 슬로건과 함께 필리핀을 여행지로 홍보했고, 2007년에서 2012년 사이 필리핀을 방문하는 외국인 방문객이 300만 명에서 427만 명으로 100만 명 이상 증가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비지트 필리핀(Visit Philippines)
- 슬로건 사용 시기: 2003년
당시 필리핀관광부 장관이었던 리차드 고든은 'Visit Philippines 2003'이란 이름으로 관광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 슬로건은 '필리핀 방문의 해(Visit the Philippines Year)'로 선포된 2015년과 '필리핀 재방문의 해(Visit the Philippines Again Year)'로 선포된 2016년에 재사용되었다.
필리피나스 케이 간다(Pilipinas Kay Ganda)
- 슬로건 사용 시기: 2010년
필리피나스 케이 간다(Pilipinas Kay Ganda)는 필리핀관광부에서 사용한 슬로건 중 최대 짧은 기간 사용된 슬로건으로 한 달도 되지 않아 사용이 중지되었다. 케이 간다는 필리핀어로 아름다워(So Beautiful)를 의미한다. 로고 아랫부분을 보면 케이 간다(Kay Ganda)의 발음과 뜻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슬로건은 '와우 필리핀'을 대처하는 슬로건으로 만들어졌지만 안경원숭이와 웃는 얼굴의 야자수, 태양 등 이미지로 이전 로고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필리핀의 Pilipinas Kay Ganda | 폴란드의 Polska |
Pilipinas Kay Ganda의 로고가 완전한 대실패로 평가되는 것은 당시 폴란드에서 진행했던 관광 슬로건인 폴스카(Polska)의 로고와 지나치게 비슷했기 때문이다. 로고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물론 색상과 폰트까지 아무리 봐도 폴란드의 슬로건과 유사했다. 이 로고는 디자인 표절 혐의로 큰 비판을 받았고, 당시 갓 대통령으로 취임했던 베니그노 아키노 3세(재임 기간: 2010년 6월 30일–2016년 6월 30일) 전 대통령은 새로운 슬로건의 폐기에 나섰다. 이 사건 당시 필리핀 관광부 장관이었던 알베르토 알다바 림(Alberto Aldaba Lim) 장관은 이 일에 대해 "폴란드의 로고와 일부 비슷한 점이 보이지만 필리핀의 로고가 더 다채롭다"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장관직에서 물러나야만 했다.
잇츠 모어 펀 인 더 필리핀(It’s More Fun in the Philippines)
- 슬로건 사용 시기: 2012년 ~ 2017년 중반
2012년 필리핀 관광부에서는 필리핀의 다양한 여행지를 알리는 것에 집중하여 홍보 캠페인을 벌였다. 그리고 필리핀이 다른 나라와 다른 재미(fun)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It’s More Fun in the Philippines'이란 슬로건을 만들었다. 로고는 여전히 매우 컬러풀했는데, 필리핀의 전통 직조 방식으로 만든 필리핀 지도를 보여준 것이 특징이다.
이 슬로건은 1951년에 스위스 관광청에서 진행하였던 'It's more fun in Switzerland!' 광고를 모방했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필리핀관광부에서는 필리핀에 대한 진실을 단순히 이야기했을 뿐이라며 모방에 대한 의혹을 부인했다. 논란이 커지자 Cesar Purisima 전 재무부 장관이 스위스가 It's more fun 슬로건을 사용한 것이 이미 61년 전이며 지식재산권도 50년이 지나면 만료된다는 요지의 이야기를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어쨌든, 필리핀 관광부는 엄청난 예산을 쓰며 It's more fun 슬로건의 홍보에 나섰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그 예산이 아깝지 않게 이 슬로건은 인지도와 선호도 모두 높은 것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More Fun' 슬로건은 여행객들이 필리핀이 더 재밌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패러디 밈을 만들어 사용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고 이 시기 필리핀의 관광객은 거의 두 배로 늘어났다.
Experience the Philippines
- 슬로건 사용 시기: 2016년
로드리고 두테르테(재임 기간: 2016년 6월 30일–2022년 6월 30일) 대통령 취임 뒤 필리핀관광부 장관의 자리에 올랐던 완다 테오(Wanda Teo) 전 장관은 필리핀을 경험하세요(Experience the Philippines)라는 새로운 관광브랜드 슬로건을 제시했다. 슬로건 로고는 컬러풀하게 만들어진 필리핀이란 텍스트를 중심으로 위에 'Experience the Philippines'이라고 적어 만들어졌다. 아래에 It’s More Fun in the Philippines를 적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보다 감성적인 접근 방식으로 필리핀을 홍보하겠다는 완다 테오 관광부 장관의 야심찬 계획은 홍보 영상 하나로 인해 좌절되었다. 필리핀 독립기념일에 맞춰 특별히 제작한 TV 광고가 문제였다. McCann Worldgroup Philippines에서 제작했던 'Sights'이란 제목의 TV 광고는 필리핀에 정착한 일본인 퇴직자가 필리핀의 유명 여행지를 여행하는 장면으로 제작되었다. 바나웨 라이스 테라스(Banaue Rice Terraces)와 파오아이 모래사막(Paoay Sand Dune), 비간(Vigan)의 역사 거리 등을 여행하며 영상 마지막 부분에 "here, you don’t have to see the sun to discover radiance. You don’t have to see colors to experience vibrance. You don’t have to see smiles to know you are safe."라는 음성이 나오면서 여행객이 시각장애인이었음을 밝히면서 끝나는 식이다. 하지만 이 TV 광고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진행한 캠페인의 광고와 유사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필리핀이 장애인 친화적인 여행지라는 것을 홍보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잇달았다. 결국 광고대행사에서 남아공의 광고와 유사해 보이지만 자신들이 만든 것은 실제 퇴직자를 모델로 한 실화라는 점에서 구분된다고 변명에 나섰지만 표절 의혹을 멈출 수는 없었다.
잇츠 모어 펀 인 더 필리핀(It’s More Fun in the Philippines)
- 슬로건 사용 시기: 2018년 ~ 2023년 현재
2018년 필리핀관광부 장관으로 취임한 베르나데트 로물로 푸얏(Bernadette Romulo-Puyat) 장관은 More Fun 캠페인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2012년의 로고를 똑같이 쓰지는 않고 좀 더 깔끔해진 새로운 로고를 공개했다. 필리핀 지도 로고는 필리핀 전통 직조물 스타일로 단순화되었고, 텍스트 부분은 새로운 폰트를 사용하여 만들어졌다. 당시 필리핀관광부에서는 관광 브랜드를 좀 더 알리고자 바라바라(BARABARA) 폰트를 개발하여 로고에 사용하면서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포했는데 상당히 큰 호응을 얻었다. 이 폰트는 필리핀의 대중교통수단인 지프니에서 볼 수 있는 표지판 글씨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되었으며 현재까지도 관광부 홍보 자료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필리핀관광부 한국사무소에서는 IMFITP(It’s More Fun In the Philippines) 슬로건에 대해 "당신이 몰랐던 재미와 만나다 필리핀" 또는 "좀 더 재미있는 필리핀"으로 번역하여 홍보를 진행해 왔다. 필리핀을 방문하는 여행객이 좀 더 재미있게 필리핀을 즐기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한편, 코로나19로 필리핀 여행이 제한되던 시기 필리핀 관광부에서는 Wake Up in the Philippines(2020.6)과 More Fun Awaits(2021.9), It's More Fun With You(2022.3) 등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다시 안전하게 여행하는 것이 가능해질 때를 대비하여 더 많은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음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벌인 것이다. 2022년 6월 필리핀 관광부 한국사무소에서는 더 현대 서울에서 'It’s More Fun With You in the Philippines(필리핀에서 당신과 함께하면 더욱 재미있다)'라는 이름으로 필리핀 테마의 팝업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𖠿 관련 글 보기: It’s More Fun 하지 않을 필리핀 관광부의 새로운 슬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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