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치: 현대판 왕조라는 필리핀의 가문정치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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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등록일:
2024년 8월 17일
필리핀 대통령은 단임제로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하다. 그래서 한번 대통령을 한 사람은 다음에 다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그렇다면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선출직은 어떨까? 시장, 주지사 등의 선출직도 연임이나 중임이 불가할까?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주지사, 시장 등)은 연임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재임 중에 치러지는 다음 선거에 출마해서 당선될 경우 연이어서 해당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물론 무제한 계속해서 연임할 수는 없다. 6년 임기의 상원의원은 한 번 더, 3년 임기의 하원의원은 두 번 더 연속하여 출마할 수 있다. 즉, 상원은 계속하여 최대 12년까지, 하원은 최대 9년까지 직무수행이 가능하다.
주지사(governor)나 부주지사(vice governor), 시장(mayor), 부시장(vice mayor)도 하원의원과 마찬가지이다. 최대 9년까지 연임하여 직무 수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다. 차기 선거에는 나갈 수 없어도 차차기 선거에는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한번 건너뛰고 나면 다시 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보통 연임이 불가한 시기가 되어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되면 다른 선출직으로 옮겨가는 식으로 처리한다. 가족이나 친인척에게 자신의 자리를 잠시 넘겨주고 자신은 다른 선출직을 맡은 뒤 차차기 선거에서 다시 애초의 자리로 돌아오는 식이다.
그리고 이런 방식은 필리핀에 '가문정치' 문화를 만들었다. 정당보다는 인물이 중심이 되는 필리핀에서 유력 정치 가문(Political family)에서 정치권력을 세습하는 예는 무수히 많이 볼 수 있다. 필리핀 경제의 중심이라는 마닐라의 마카티 시티만 봐도 그렇다. 현재 마카티 시티의 시장은 아비가일 비나이(Abigail Binay)인데, 아비가일 비나이가 마카티 시장으로 취임하기 전에는 남동생인 준준 비나이가 마카티 시장이었다. 그런데 아비게일 비나이의 아버지가 바로 노이노이 아키노 대통령 시절 부통령이었던 조조 비나이(Jejomar Binay)이다. 조조 비나이는 마카티가 시로 승격되기도 전인 1986년부터 마카티의 시장으로 일했다. 그러니 1986년 이후 마카티 시장의 자리는 거의 비나이 집안 식구들의 차지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준준 비나이가 2015년 마카티 시청 건물과 관련된 부정부패 혐의로 갑자기 시장 자리에서 물러난 뒤 당시 부시장이었던 로물로 페냐가 잠깐 시장 자리에 맡았을 뿐이다.
하긴, 먼 곳에서 예를 찾을 필요도 없다. 당장 필리핀 대통령인 봉봉 마르코스만 봐도 아버지가 마르코스 전 대통령이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 역시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다바오 시장 자리를 딸인 사라 두테르테에게 물려주었다. 지난 선거에서 사라 두테르테가 부통령이 되면서, 현재 다바오 시장의 자리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아들인 세바스찬 두테르테가 맡고 있다. 다바오가 두테르테의 왕국이라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것은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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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lacanang Pa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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