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민지 시대(1898~1946)를 겪은 필리핀은 미국식 대통령 중심제를 근간으로 하는 공화제 정부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의회 역시 미국식 의회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1907년 필리핀에서 최초의 의회 선거가 실시되었다. 필리핀을 점령한 미국은 1916년부터 양원제를 도입하여 국회를 운영하게 했다. 이듬해 마누엘 로하스(Manuel Roxas)는 카피스 주(Province of Capiz)의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하원의원과 상원의장 등을 역임했다. 그리고 1946년 4월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여 필리핀 자치령 연방 정부인 커먼웰스(Commonwealth) 정부의 대통령으로 당선되게 된다.

그리고 1946년 7월 4일, 타이딩스-맥더피 법(필리핀 독립법)에 따라 필리핀은 미국으로부터 독립하게 된다. 마누엘 로하스는 필리핀 독립 후 정식으로 필리핀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필리핀의 국기를 게양했다. 마누엘 로하스 전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전후복구 자금을 얻어내기 위해 클락의 군사 기지를 99년 동안 무상으로 임대하기까지 하면서 전후 경제 복구 사업에 힘썼지만, 1948년 심장마비로 돌연히 사망하게 되었다. 일본이 필리핀을 침략했을 때 미국으로 망명하지 않고 일본군에 대항했다는 마누엘 로하스 전 대통령의 얼굴을 보려면 100페소 지폐를 꺼내 보면 된다.   

필리핀 국회

필리핀의 입법부는 양원제 국회로 임기 6년의 상원(Senate)과 임기 3년의 하원(House of Representatives)으로 구성된다. 전체 인원은 상원 24석, 하원 250석을 넘지 않도록 하고 있었으나, 2013년을 기점으로 도시개발이 이루어진 덕분에 하원 의석수가 증가했다.

독특한 것은 필리핀의 상원이 양원제를 채택한 다른 나라의 상원보다 광범위하고 강력한 권한을 가진다는 점이다. 상원은 상원 의장과 대변인을 선출하고, 하원 정족수 1/3 이상으로 발의된 대통령, 부통령, 대법원 재판관, 헌법위원회 위원, 옴부즈맨에 대한 탄핵을 단독으로 심의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다. 그리고 국제간의 협정이라든가 조약에 관련된 법안은 상원에서만 입안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 예산을 결정하는 모든 세출, 세입 또는 관세에 관한 법률을 하원에서만 발의할 수 있어 양원 간의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게 한다.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모두 징역 6년 형 이하로 처벌되는 모든 범죄행위에 있어 의회 회기 중에는 불체포특권을 가진다.

필리핀 정기국회

필리핀 의회의 정기국회는 매년 7월 네 번째 월요일에 시작되며 다음 정기 의회 개회 전까지 30일간 개회가 가능하다. 정기 의회 시기가 아니라도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통령은 국가 중대 문제를 다루기 위한 목적으로 임시국회(국회 특별의회)의 개회를 요구할 수 있다.  올해 국회는 대통령 연례 국정연설(SONA)에 맞춰 7월 27일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 1987년 필리핀공화국 헌법(CONSTITUTION) 제6장 제1조에는 "입법권은 국민 발의와 국민투표에 관한 조항에 따라 국민에게 유보된 경우를 제외하고 상원과 하원으로 구성된 필리핀 국회에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SECTION 1. The legislative power shall be vested in the Congress of the Philippines which shall consist of a Senate and a House of Representatives, except to the extent reserved to the people by the provision on initiative and referendum.

- 의회는 법률로 다른 날짜를 지정한 경우가 아닌 한 매년 7월 네 번째 월요일에 정기회를 소집하며, 차기 정기 회기가 시작되기 30일 전까지 토요일, 일요일, 법정 공휴일을 제외한, 의회가 정한 일수만큼 회기를 지속한다. 의장은 언제든지 특별 회기를 요구할 수 있다. (1987년 필리핀공화국 헌법 - 제15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