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필리핀 스타벅스에서는 잉크 묻은 손가락을 보여주는 고객에게 음료 사이즈업을 해주겠다고 나섰다. 오늘은 필리핀의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투표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다. 5월 9일 대선에서 승리한 사람은 6월 30일 정오부터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게 되며, 6년 후 같은 날에 임기가 종료된다. (필리핀에서는 투표를 마치고 나면 손가락에 잉크를 칠한다. 중복투표 등 부정 선거를 막기 위함이다)

필리핀 대선 결과 확인하기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봉봉 마르코스는 그동안 대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여준바 있다. 하지만 필리핀 내 선거 관련 여론조사가 과연 얼마나 신뢰성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어쨌든 여론조사 결과가 얼마나 정확했는지는 오늘로서 결정된다. 참고로 선거 결과를 좀 더 빨리 알고 싶다면 필리핀 현지 신문을 보면 된다. 래플러(Rappler) 등과 같은 신문을 통해 선거 결과가 집계되는 대로 실시간으로 개표결과를  볼 수 있다. 

https://ph.rappler.com/elections/2022/races/president-vice-president/results

이렇게 투표가 끝난 뒤 대통령 당선인은 집계가 되는 대로 윤곽이 드러나지만,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발표는 좀 더 시간이 걸린다. 선관위에서는 행정구역별로 당선인 발표 시기를 다르게 놓고 있는데, 시장과 시의원 등은 2022년 5월 9일부터 12일 사이에, 주지사와 부지사, 주의원 그리고 상·하원의원은 2022년 5월 10일에서 16일 사이에 투표 집계 및 당선인 발표가 이루어진다. 필리핀 제17대 대통령의 취임식은 6월 30일에 있을 예정이다.

6천700만 명의 유권자 

필리핀에서는 유권자 등록을 해야 투표를 할 수 있다.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Comelec)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선거의 유권자는 총 67,442,616명으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편이다. 참고로 지난 대통령 선거에는 총 5378만 6223명이 유권자로 등록했었다. 

- 총 유권자(TOTAL VOTERS): 67,442,616

- 개표기(VCMs; vote counting machines) : 107,785

18,180명의 당선인 

오늘 있을 선거에서는 대통령과 부통령 외에도 상원의원(12명), 하원의원(316명) 등 무려 18,180석의 공직자를 뽑게 된다. 즉, 바랑가이를 제외하고 주(Provinces), 시(City), 구(Municipality)의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즉, 전국 81개 주(Provinces)의 주지사, 부지사 및 주의원, 145개 시(City)의 시장, 부시장 및 시의원, 1489개 구(Municipality)의 시장, 부시장 및 시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핑크 vs 레드 : 레니 로브레도 vs 봉봉 마르코스

필리핀에서는 특정 색상을 중심으로 선거 관련 캠페인을 벌이는데, 레니 로브레도는 분홍색, 봉봉 마르코스는 붉은색, 사라 두테르테는 초록색인 식이다.

흥미로운 것은 레니 로브레도의 분홍색이다. 분홍색은 피플 파워의 상징색인 노란색과 현 정권을 상징하는 붉은색을 혼합한 색깔이다. 필리핀 자유당(Liberal Party) 소속인 레니 로브레도는 현직 부통령(제14대 필리핀 부통령)으로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여 봉봉 마르코스에 이어 2위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마닐라 지역 중산층과 가톨릭 사제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필리핀 내 한류 팬클럽 상당수도 레니 로브레도를 지지하고 있는데, 케이팝 스타에 열광하듯 레니를 지지하는 모습이다. 한국어로 표기된 선거 홍보물이 선거 유세장에 등장하여 시선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