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생활을 하다 보면 비에 좀 무덤덤해진다. 비는 내리다가도 그치는 것. 우산을 사러 돌아다니는 동안 비가 그쳐도 하나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변화무쌍한 날씨가 필리핀 날씨이기도 하다. 하지만 태풍은 좀 이야기가 달라진다. 없는 사람들에게 태풍은 고통이나 슬픔과 같은 단어와 동의어가 된다. 

필리핀에는 매년 평균 20차례 태풍이 온다. 지진이나 가뭄 등과 같은 자연재해에는 보통 이름을 붙이지 않지만, 태풍의 경우는 예외이다. 같은 지역에 여러 개의 태풍이 올 수 있기에 날씨에 대한 정보를 혼동하지 않게끔 태풍만큼은 일일이 이름을 붙여 구분한다. 그렇다고 매번 태풍이 올 때마다 이름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태풍의 이름은 이미 정해져 있다. 아시아 태풍위원회(ESCAP/WMO Typhoon Committee)에서 태풍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자 열대 저기압의 영향을 받는 아시아 지역 14개국을 통해 받은 이름으로 태풍의 이름을 정해 놓았다. 아시아 지역 14개국에서 10개씩 제출한 이름을 28개씩 5개 조로 나눈 뒤 1조부터 5조까지 순환하면서 사용하는 식이다. 태풍이 보통 연간 약 30개쯤 발생하므로 140개의 이름이 다 사용되려면 대략 4∼5년이 소요된다.

간혹 한국 뉴스와 필리핀 뉴스에서 이야기하는 태풍의 이름이 다른 것을 보게 되는데, 가끔 한국 뉴스와 필리핀 뉴스에서 이야기하는 태풍의 이름이 다른 것을 보게 된다. 태풍이 여러 개 온 것인가 싶기도 하지만 그런 것은 아니고 필리핀 기상청(PAGASA)에서 필리핀 주변 PAR(Philippine Area of Responsibility) 지역 내에 열대 저기압(태풍)의 영향권이 형성된 경우 태풍에 별도의 이름을 붙여 부르기 때문이다. 2013년에 필리핀을 강타한 슈퍼 태풍 하이옌을 놓고 필리핀 사람들은 욜란다(Yolanda)라고 부르는 식이다. 필리핀에는 매년 평균 20차례 태풍이 불어닥치고 있기에 필리핀 기상청(PAGASA)에서는 매년 25개의 이름을 정해놓고 태풍의 이름으로 사용하는데 로마자 순서로 되어 있어서 이름의 첫 글자만 봐도 몇 번째 태풍인지 짐작할 수 있다.

태풍의 필리핀 이름

올해 2024년에 필리핀 주변으로 태풍의 영향권이 형성된다면, 필리핀 뉴스에서 아래와 같은 태풍의 필리핀식 이름을 보게 된다. 필리핀 기상청(PAGASA)에서는 태풍이 25개 이상의 올 때를 대비하여 보조 이름(AUXILLIARY LIST) 10개도 함께 발표하고 있다.

① 2024년 필리핀의 태풍 이름(Philippine Tropical Cyclone Names) 

② 보조이름(AUXILLIARY LIST)

필리핀 기상청(PAGASA)에서는 25개 이상의 태풍이 올 때를 대비하여 보조이름 10개를 함께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