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4월 6일부터 10일 사이 필리핀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차가 평소보다 많이 막힌다는 것을 각오하는 것이 좋겠다. 필리핀의 홀리위크(Holy Week) 고난주간은 원래부터 차가 막히는 시기로 유명하지만, 올해에는 특히 부활절 연휴 기간이 무려 5일에 달하기 때문에 더 극심한 교통체증이 예상된다. 

국민 열 명 중 여덟 명은 가톨릭교도라는 곳이 필리핀이다. 가톨릭국가답게 필리핀은 매년 부활절(Easter)을 공휴일을 지정하여 연중 최대 명절로 보낸다. 모리오네스 축제(Moriones Festival) 등 필리핀 전역에서 부활절과 관련된 크고 작은 축제가 벌어지기도 하는데, 예수가 십자가형을 선고받고 나무 십자가에 못 박히는 모습을 재연하기도 한다. 홀리위크(Holy Week)를 크리스마스 다음으로 큰 휴일로 여기는 사람도 많은데, 이때를 이용해 국내 혹은 해외로 가족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상당히 많다. 휴일 기간이 긴 데다가 아이들의 방학기간이기도 하기에 우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다. 대사관이며 이민국 등 관공서도 모두 문을 닫는다. 

한편, '용사의 날' 또는 '용기의 날'이라고 부르는 Araw ng Kagitingan(Day of Valor)은 한국의 현충일과 비슷한 공휴일로 바탄(바타안) 죽음의 행진(Bataan Death March)에 의해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는 날이다. 원래는 바탄 죽음의 행진이 시작된 1942년 4월 9일을 기억하기 위해 4월 9일을 공휴일로 삼지만, 올해만큼은 휴일의 경제적 가치를 높인다는 이유로 4월 10일 월요일로 날짜가 변경되었다. 이는 지난해 발표된 2023년의 공휴일에 대한 포고령(Proclamation No. 90)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다시 4월 9일로 날짜가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2023년 필리핀 부활절 연휴 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