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역사: 호세리잘의 나의 마지막 작별(Mi Ultimo Adios) 한글 번역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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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내용은 필인러브 운영자의 개인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으며, 정사가 아닌 야사를 바탕으로 한 부분도 있습니다.
⚐ 콘텐츠 등록일:
2024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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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독립의 아버지인 호세 리잘은 독립운동가인 동시에 의사이자 저술가, 시인이었다. 실제 그는 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작품은 소설 《놀리 메 탄헤레(Noli me Tangere)》이다. 놀리 메 탄헤레는 호세 리잘이 스페인 유학 생활 중 시간이 날 때마다 썼던 소설로 제목은 "나에게 손대지 마라"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 책이 스페인이 필리핀인들을 차별하는 것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호세 리잘은 1887년 5월 29일에 책을 출판하였고,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책을 읽은 사람들에게 스페인의 식민통치에 대한 비판 여론이 형성되었을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었다. 하지만 책이 불온서적으로 취급되면서 호세 리잘은 스페인에서 추방되어 유학 생활을 접고 필리핀으로 돌아와야 했다.
또 하나 유명한 작품은 그가 죽기 직전에 썼다는 《나의 마지막 작별(Mi Ultimo Adios)》이란 시다. 호세 리잘이 공개 총살형을 선고받고 산티아고 요새에 수감되었을 때의 일이다. 호세 리잘은 어머니에게 글자를 배웠던 아주 어린 시절부터 시를 적었다는 사람이었다. 그는 처형되기 전날까지 글을 썼고, 어머니가 마지막 면회를 왔을 때 하녀의 등잔에 숨겨 몰래 전달하면서 후세에 전달되었다. 조국에 대한 사랑을 담뿍 담아 적은 긴 시에 호세 리잘은 제목이 붙이지 않았지만, 일로코스 출신의 성직자인 마리아노 데카나이(Mariano Decanay)가 시에 《Mi Ultimo Adios》라고 제목을 붙였다고 전해진다.
《나의 마지막 작별》은 독립에 대한 희망이 담긴 글귀 때문에 필리핀에서 민족주의를 고취하는 시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시는 스페인어로 쓰였지만, 필리핀 지역의 각 방언으로 번역되어서 널리 전파되었는데, 안드레스 보니파시오가 타갈로그어로 이 시를 번역하기도 했다. 워낙 유명한 시라서 영어뿐만 아니라 각국의 언어로도 번역되었는데, 한국어로도 번역이 되어 있다.
시의 한글 번역본을 보고 싶다면, 마닐라의 산티아고 요새(포트 산티아고)에 가면 된다. 고려대 서어서문학과 교수였던 민용태 교수님의 번역본을 볼 수 있다. 민용태 교수님은 '미 울티모 아디오스(Mi Ultimo Adio)'를 '마지막 인사'로 번역했으며, 원작이 워낙 길어서 시의 행과 연은 무시되었다. 그 시를 그대로 옮겨 적어 보면 아래와 같다.
마지막 인사
잘 있거라, 사랑하는 나의 조국, 사랑받는 태양의 고향이여.
동방 바다의 진주, 잃어버린 우리의 에덴동산이여!
나의 이 슬프고 암울한 인생을, 기꺼이 너를 위해 바치리니,
더욱 빛나고, 더욱 신선하고, 더욱 꽃핀 세월이 오도록
너를 위하여도, 나의 행복을 위하여도, 이 한목숨 바치리라.
전쟁터에서 열광적으로 싸우며, 다른 형제들도
한 점의 의혹도 두려움도 없이 너를 위해 목숨을 바치나니,
장소가 무슨 상관이라, 사이프러스 나무여, 월계수여, 백합꽃이여,
교수대에서건, 들판에서건, 전쟁에서건, 잔인한 순교대에서건,
내 집과 내 조국이 부르는 곳이면 어디나 다 한 가지.
하늘이 어두운 망토 뒤에서, 벌겋게 달아오르며
마침내 새날을 알리는 모습을 보며, 나는 죽어가노라,
너의 여명을 물들일 꽃물이 필요하다면
거기 나의 피를 부어라, 기꺼이 나의 핏방울을 쏟으리라
밝아오는 햇살에 하나의 빛을 더할 수 있도록.
아직 사춘기 어린 시절 나의 꿈들로부터
이윽고 활기에 찬 청년 시절의 나의 꿈까지,
내 꿈은 어느 날인가, 동방 바다의 보옥, 오직 너를 보고자 했나니,
눈물을 닦는 그 까만 눈동자, 그리고 찌푸린 이맛살도, 주름살도,
부끄러움의 흔적조차 없이, 높이 쳐든 너의 반짝이는 이마를.
내 인상의 꿈이여, 내 불꽃의 살아있는 열망이여,
이윽고 떠날 채비를 하는 이 영혼이 너에게 소리쳐 건배하노라!
건배! 아, 너의 비상을 위해 추락한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너를 살리기 위해 내가 죽는다는 것, 너의 하늘 아래 죽는다는 것,
그리고 너의 사랑과 매혹의 땅속에 영원히 잠든다는 것.
나의 무덤 위에, 그 짙게 덮인 소박한 풀잎들 사이
혹시 어느 날 초라한 한 송이 꽃이 싹터오르는 것을 보거들랑
그 꽃을 너의 잎술에 가져다 다오, 거기 나의 영혼에 입 맞추어다오
그러면 나는 차가운 무덤 아래서, 나의 이마에
너의 사랑의 숨결, 너의 입김의 따스함을 느끼리니.
달이 와서, 그 보드랍고 고요한 달빛으로 나를 지켜보게 하라,
새벽이 와서, 여명이 그 불빛 광휘를 내게 비추게 하라,
바람이 와서, 그 아픈 신음 소리로 내 곁에 와 울게 하라,
그리고 무덤 위 내 십자가 위에, 새 한 마리 내려와 앉거든
거기 앉아 소리높여 너희의 찬가를 부르게 하라.
불타는 태양이 빗방울을 증발시켜, 그대로 순수하게
하늘로 되돌아가게 하라, 나의 절규를 함께 이끌고...
너의 친구 있거든, 나의 이 철이른 종말을 울게 하라
그리고 어느 고요한 하오에, 나를 위해 기도하는 자 있거든
기도하라, 너도, 오 나의 조국이여! 나로 하여, 하나님을 쉬게 하리니...
불행하게 죽어간 모든 분을 위하여 기도하라,
천하에 없는 고통을 당하고 가신 모든 분을 위해 기도하라,
고생 속에 신음하는 우리 불쌍한 어머니들을 위하여 기도하라,
고아들과 과부들, 고문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끝내 구원을 받아야 할 너 자신을 위해 기도하라.
그리고 묘지가 어두운 밤에 휩싸일 때
그리고 오직 주검들 만이 홀로 남아 밤을 지샐 때,
그 휴식을 방해하지 말라, 그 신비를 흩트리니 말라,
어쩌다 거기 양금소리, 거문고 소리가 교교하게 들리면,
사랑하는 조국이여, 너를 위해 부르는 나의 노래인 줄 알라.
그리고 어느 날 아무도 나의 무덤을 기억하지 못할 때
나의 무덤임을 알려주는 어느 십자가도 돌도 없을 때,
사람이 괭이로 땅을 갈고 흙을 흐트러뜨려도 좋으니,
그때 나의 잿더미는 아무것도 없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그들이 만드는 너의 양탄자의 먼지로 남아 있으리니
그 때는 네가 나를 잊은들 무슨 상관이라
너의 대기, 너의 공간, 너의 마을들을 돌아다니며,
나는 너의 귀에 은밀히 속삭이는 맑고 떨리는 음악이 되리니
나의 신앙의 본질을 끝없이 반추하는 신음소리, 노래소리,
수런거리는 소리, 색깔, 빛, 향기가 되리니
나의 사랑하는 조국이여, 나의 아픔 중의 아픔이여,
사랑하는 필리핀이여, 나의 마지막 작별 인사를 들으라.
여기 너에게 모든 것을 놓고 가노라, 나의 어머니 아버지, 나의 사랑을,
나는 가노라, 종도 살인자도 압제자들도 없는 곳으로,
신앙이 사람을 죽이지 않는 그곳, 오직 하나님만이 왕이신 그곳으로
안녕히 계세요, 어머님 아버님; 잘 있거라, 형제들아,
내 영혼의 피붙이들아, 잃어버린 조국에 사는 내 어린 시절의 친구들아,
피로하고 지친 날을 내 이제 쉬게 되었음을 감사드려다오;
잘 있어요 다정한 이국의 아가씨, 나의 친구, 나의 즐거움이여
잘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들, 죽는다는 것 쉬는 것.
⚑ 위의 콘텐츠는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NHCP(National Historical Commission of the Philipp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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