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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마타키에 있는 피불고스 거리(P. Burgos Street)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필리핀 여행을 하다 보면 일로코스와 라우니온, 이사벨라주, 팡가시난, 퀘존, 레이테, 수리가오 등등 필리핀 곳곳에서 부르고스(Municipality of Burgos)라는 지명을 볼 수 있다. 이 부르고스(Burgos)라는 지명은 호세 부르고스 신부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그는 필리핀인 성직자의 평등을 위해 싸웠던 신부로 1872년 카비테 반란을 주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바굼바얀(현재의 리잘파크)에서 처형당한 곰부르자(GOMBURZA) 신부 중 한 명이다.

호세 부르고스

José Apolonio Burgos y García

1837년 2월 9일 출생~1872년 2월 17일 사망(35세)

필리핀 성직자의 평등을 위해 싸웠던 신부

필리핀 민족주의 운동을 촉진한 순교자

호세 부르고스(Jose Burgos)는 필리핀 비간 출신으로 스페인인 아버지와 메스티조(혼혈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메스티조(메스티소)였다. 그는 10대 초반 비간을 떠나 마닐라로 가서 인트라무로스에 있는 CSJL(Colegio de San Juan de Letran) 대학과 산토 토마스 대학에 다녔는데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 교회법 등을 공부했다고 한다. 학문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호세 부르고스는 인트라무로스의 성 베드로 교구의 일반 사제로 활동하면서도 철학과 신학에 있어 학사와 석사, 박사 학위를 모두 받은 인재였다. 1868년에 신학 박사 학위와 교회법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누구보다 빠르게 마닐라 대성당의 높은 자리에 올랐다. 종교 법원의 재정 담당자와 산토 토마스 대학의 교수 자리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이 그런 자리에까지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호세 부르고스는 가톨릭교회 내에서 필리핀인 성직자의 권리를 옹호하고 나섰다.

호세 부르고스는 스페인 수도사들에게 집중된 권력과 특권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스페인 성직자들 눈에 필리핀인이나 메스티조 성직자에게도 본당의 주임신부나 보좌신부가 될 기회와 권리를 주어야 한다는 호세 부르고스가 탐탁하게 여겨졌을 리가 없었다. 결국 그는 1872년 1월 20일에 일어났던 카비테 반란을 주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체포되어 포트 산티아고에 갇힌다. 그리고 반역 혐의에 대한 유죄판결을 받고 바굼바얀(현재의 리잘파크)에서 마리아노 고메즈, 하신토 자모라 신부와 함께 공개 처형당했다.

호세 부르고스는 많은 글을 저술한 신부로도 유명한데, 처형일 전날까지 포트 산티아고의 감옥에서 글을 하나 남겼다고 한다. 스페인으로부터 검열을 받지 않은 외국인들이 필리핀에 관해 쓴 글을 읽어보고, 교육받은 필리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간곡한 당부를 적은 글이었다.

곰부르자(GOMBURZA)

카비테 반란을 주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처형된 마리아노 고메즈(Mariano GOMez), 호세 부르고스(José BURgos), 하신토 자모라(Jacinto ZAmora) 세 명의 사제를 의미. 세 신부의 이름 앞 글자를 따서 곰부르자(GOMBURZA)라고 부른다. 곰부르자 신부의 처형이 이후 스페인 식민지 지배에 대한 저항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