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역사 유적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머물기를 거절한 곳, 코코넛 팰리스(Coconut Pa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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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내용은 필인러브 운영자의 개인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으며, 정사가 아닌 야사를 바탕으로 한 부분도 있습니다.
⚐ 콘텐츠 등록일:
2024년 10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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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다른 멋진 장소가 많이 생겼지만, 한때는 마닐라 여행을 와서 마닐라베이의 해 지는 풍경을 보고 싶다는 친구가 있으면 하버스퀘어(Harbour Square)에 있는 스타벅스로 가라고 알려주곤 했었다. 바로 근처에 있는 요트클럽이 있어서 스타벅스의 야외 테이블에 앉아 보면 꽤 근사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하버스퀘어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면 굳게 문이 닫힌 근사한 건물을 하나 볼 수 있다. 바로 코코넛 팰리스(Coconut Palace)이다. 내부 방문은 불가능하지만, 밖에서 언뜻 봐도 꽤 독특한 모양의 건물이라 대체 저 건물이 어떤 용도의 건물인지 궁금했다면 아래의 글을 읽으면 된다.

코코넛 팰리스
Coconut Palace
Tahanang Pilipino
■ 주소: Roxas Boulevard, Cultural Center of the Philippines Complex, Manila
■ 위치: 필리핀 마닐라, 파사이 시티의 필리핀 문화센터 복합단지(CCP Complex)
원래 이름은 타하낭 필리피노(Tahanang Pilipino)이지만 건물의 70%는 코코넛으로 지어졌다고 해서 코코넛 팰리스(Coconut Palace)라고 더 많이 불리는 이 건물은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의 아내였던 이멜다 마르코스가 메트로 마닐라의 주지사(Governor of Metro Manila)로 있을 당시 이멜다의 지시로 지어진 건물이다. 1981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방문을 위한 영빈관으로 준비를 한 것인데, 이멜다 마르코스의 과시를 좋아하는 취향을 가득 발휘하여 지어졌다.
코코넛 팰리스는 건축 과정에서의 온갖 잡음에도 불구하고 건축물 자체로서는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는데, 건축가가 프란시스코 바비 마뇨사(Francisco Mañosa)라는 유명한 인물이다. 프란시스코 마뇨사는 마닐라 올티가스 로빈슨몰 앞에 있는 EDSA 성지(EDSA Shrine)와 필리핀에서 숙박비가 가장 비싸기로 유명한 팔라완의 아만풀로 리조트를 건축한 것으로 유명한 건축가로 필리핀 전통 건축양식인 바하이 쿠보(Bahay Kubo)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형태의 건물을 짓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필리핀 건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타귁 시티에 있는 국립 영웅묘지(마닐라 국립묘지)에 안장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코코넛 팰리스는 건물 형태부터 굉장히 독특하다. 필리핀 전통 모자 형태의 지붕을 가진 건물은 팔각형 모양을 하고 있는데 서빙되기 전에 코코넛 모양에서 착안한 디자인이라고 한다. 최대한 필리핀 전통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끔 특수한 코코넛 목재를 사용하여 지은 건물의 내부에는 101개의 코코넛 껍질로 만든 샹들리에와 4만 개의 작은 코코넛 껍질 조각으로 만든 식탁이 놓였고, 7개나 되는 손님방에는 팜팡가룸이니 일로일로룸, 팡가시난룸과 같은 각 지방의 이름이 붙여졌다. 코코넛 팰리스의 게스트룸은 방마다 해당 지방의 특산품으로 화려하게 꾸며졌다고 전해지는데, 이멜다 마르코스는 비콜룸을 특히 좋아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렇게 화려한 건물이 탄생하기까지 무려 3천7백만 페소나 되는 돈이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중 일부는 이멜다 마르코스에게 보내졌을 터이니 실제 얼마나 되는 돈이 공사비로 쓰였는지는 모르지만, 이 사치스러운 건물을 세우냐고 코코넛 농부를 위한 복지기금까지 썼다고 전해진다. 코코넛 팰리스를 짓는데 든 돈이 얼마나 많은 돈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면, 1980년에 노동자가 필리핀 마닐라 지역에서 온종일 일하면 받을 수 있는 1일 최저임금이 고작 14페소에 불과했음을 생각해 보면 된다. 필리핀의 최저임금은 지역마다 다르게 책정되지만 메트로 마닐라 지역이 항상 다른 지역보다 다소 높은 편인데 1983년이 되어서야 1일 최저임금이 20페소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재밌는 이야기는 지금부터이다. 알고 보면 코코넛 팰리스 건물에는 퍽 듣기 좋은 재밌는 일화가 하나 있다. 바로 1981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이멜다 마르코스가 기꺼이 코코넛 팰리스를 숙소로 사용하시라고 말씀드렸지만 교황이 필리핀의 빈곤 수준을 고려할 때 너무 호사스럽다는 이유로 머물기를 거부했다는 이야기이다. 건축가 프란시스코 마뇨사는 교황이 필리핀을 방문하기 전에 이미 코코넛 팰리스를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고 주장했지만, 그것이 참말이라고 할지라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코코넛 팰리스에서 짐을 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981년에 필리핀을 방문해서 어디에서 머물렀을까? 이 부분에 대한 자료는 아무리 찾아도 발견되지 않는다. 교황의 여행 일정을 철저히 비밀인 데다가 1972년 마르코스가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언론의 자유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교황의 방문을 앞두고 1981년 1월 17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계엄령을 해제하는 선언문을 발표했지만, 그래도 교황이 필리핀을 방문한 1981년 2월이면 여전히 ABS-CBN 방송사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민영 방송사와 신문사가 문을 닫고 정부가 지정한 업체에 의해 TV 방송이 독점 운영되고 있던 때이다. 하지만 아무리 마르코스라도 해외 신문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1981년 2월 2일 기사에 따르면 이멜다 마르코스가 교황의 방문 비용을 모두 지불하겠다고 나섰지만 거부되었다고 한다. 이멜다 마르코스는 교황의 방문에 상당히 의욕적으로 많은 제안을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이멜다 마르코스는 결국 교황의 방문 일정에 불만을 표시했는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마르코스 정부와 관련된 프로젝트나 행사장에는 방문을 거절하고 6일 동안 필리핀의 빈민가와 노동자를 만났기 때문이다.
한편, 현재 코코넛 팰리스(Coconut Palace)는 일반인에게 시설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현재 이 건물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조차 묘연하다. 신문 기사를 뒤져봐도 제조마르 비나이(Jejomar Binay)가 부통령으로 있던 2010년부터 2016년 사이에는 코코넛 팰리스를 필리핀 부통령 사무실로 사용한 것까지만 확인되고 이후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는 알기 어렵다. 마카티 시장인 낸시 비나이의 개인 페이스북을 보면 코코넛 팰리스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한 것이 확인되지만, 코코넛 팰리스 측의 공식적인 이야기는 전혀 없다. 부통령 사무실로 사용되기 전에는 유명 인사를 위한 게스트 하우스와 마닐라의 부자들을 위한 결혼식 피로연 장소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 위의 콘텐츠는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The Washington Post: Philippine Leader's Wife, Catholic Church Complete To Control Pope's Visit(1981년 2월 2일)
· The Washington Post: Pope in Manila Declares Rights Must Be Upheld(1981년 2월 17일)
· GMA News: VP Binay to transfer office to Coconut Palace in 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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