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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라칸 말로로스(말롤로스)에 있는 바라소아인 성당(Barasoain Church)은 지금으로부터 1888년에 세워진 로마 가톨릭교회다. 필리핀에서 스페인 식민지 시절(1565년~ 1898년)에 지어진 천주교회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는 교회로 바깥의 모습보다 내부 장식이 매우 화려한 편이다. 하지만 이 성당을 종교유적지가 아닌 역사 유적지로 소개하는 것은 필리핀 혁명이 일어났을 때 혁명 정부를 위한 장소였다는 것으로 더 유명하기 때문이다.

불라칸의 바라소아인 성당 이야기를 하면서 필리핀의 제1대 대통령인 에밀리오 아기날도(Emilio Aguinaldo)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카비테 카윗 출신의 에밀리오 아기날도는 필리핀의 독립운동가인데, 필리핀의 식민지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처음엔 스페인, 뒤에는 미국에 대항해 싸워야만 했다. 미국의 편에 서면 스페인의 식민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믿었던 에밀리오 아기날도가 스페인이 파리조약을 통해 필리핀에 대한 지배권을 미국으로 넘기는 것을 보아야 했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지는 모르지만, 누가 봐도 그는 친미파였다. 당시 미국에서는 이미 필리핀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관문으로 인식하고 “필리핀 섬들은 미합중국의 자유로운 깃발 아래 두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에밀리오 아기날도는 미국 헌법에 식민지를 두지 못하게 되어 있으니 겁낼 필요가 없다는 식의 생각을 품고 있었다고 한다.

에밀리오 아기날도는 독립을 위해 게릴라전을 전개했지만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자 스페인 식민지 총독과 비악나바토 조약(Pact of Biak-na-Bato)이란 이름의 휴전 협정을 맺었다. 그리고 홍콩으로 망명하여 임시 정부를 세웠다. 그러다가 1898년 4월 시작된 미국-스페인 전쟁에서 미국이 홍콩 망명 정부에 참전을 요구하자 미국과 비정규 동맹을 맺고 미국 함대를 타고 필리핀으로 귀국했다. 그리고 1898년 6월 12일, 그의 고향 카비테(Cavite)에서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다. 필리핀의 독립을 국내외에 선언했다는 의미는 있지만, 실제 국제사회에서는 독립국임을 인정받지 못한 독립선언이었다.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뒤 필리핀 혁명 정부는 독립된 필리핀의 새로운 헌법을 만들기로 하고 공화주의적 헌법제정을 위한 혁명의회를 소집하였다. 그리고 그때 필리핀 제1공화국에서는 최초의 필리핀 의회의 장소로 사용한 장소가 바로 불라칸의 바라소아인 성당이다. 이곳에서 필리핀 제1공화국의 기본법인 헌법이 비준되었는데, 이 헌법이 바로 1899년 헌법(The Political Constitution of 1899)이다. 이 헌법은 지역명을 따서 보통 말로로스 헌법(Malolos Constitution)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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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역사: 제헌의회 소집과 바라소아인 성당에서의 말로로스 헌법 비준

불라칸 바라소아인 성당

Barasoain Church

필리핀 불라칸 말로로스에 있는 바라소아인 성당(Barasoain Church)은 1898년도에 필리핀 제헌의회가 열렸던 것으로 유명한 교회이다. 이 성당은 수도원 시설을 갖추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꽤 큰 편인데, 성당 건물 우측으로 1899년 공화국 박물관(Museo ng Republika ng 1899)이란 이름의 박물관도 있다.

필리핀 제1공화국 박물관은 1973년에 필리핀 국립 역사위원회(National Historical Commission)에서 만든 박물관으로 현재 필리핀 국립역사위원회(NHCP)에서 관리하고 있다. 박물관은 총 5개의 전시관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이름 그대로 필리핀 제1공화국에 대한 여러 가지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 주소: Paseo del Congreso St, Malolos, 3000 Bulacan

■ 위치: 필리핀 불라칸 말로로스

■ 전화번호: 044-794-1674

■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4시 (월요일 휴관)

■ 입장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