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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역사 유적지: 방문 추천!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Bamban WWII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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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내용은 필인러브 운영자의 개인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으며, 정사가 아닌 야사를 바탕으로 한 부분도 있습니다.

콘텐츠 등록일:

2024년 10월 27일

⚑ 아래의 내용은 필인러브 운영자의 개인적인 의견이 포함되어 있으며, 정사가 아닌 야사를 바탕으로 한 부분도 있습니다.




이제 막 하루가 시작된 오전 시간이었지만, 도로를 가득 차지한 장례식 행렬이 자동차를 자전거 속도도 내지 못하는 느릿느릿한 운송 수단으로 만들고 있었다. 딸락에서의 볼일은 끝났지만 바로 마닐라로 돌아가기는 아쉬워서 구글맵 지도를 뒤적이다 밤반(Bamban)에 있다는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에 들려보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박물관에 도착해 보니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일요일에는 원래 문을 닫는 것인지 아니면 너무 이른 시간이라 그런 것인지 알 수가 없어 현관문 사이로 난 틈으로 집 안을 들여다보니 원숭이가 나무 위에서 뛰노는 모습이 보인다. 원숭이가 문 앞에 있는 낯선 이를 보고 소란스러운 소리를 내준 덕분에 누군가 안에서 나오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원숭이의 도움으로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서도 박물관 관람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은 것은 필리핀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박물관을 다녀보면서 그 시설이 얼마나 열악한지를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밤반 박물관은 내가 얼마나 편협한 선입견을 품고 있는지 깨닫게 해주었다. 정부 지원 없이 설립된 박물관이라 시설 자체는 소박했지만 이 박물관을 유지 관리하는 이들의 열정만큼은 뜨거웠으니 박물관에서 보낸 한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필리핀 딸락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Bamban WWII Museum)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Bamban WWII Museum)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

Bamban WWII Museum

 

주소: Bamban Museum Complex, Rizal Avenue, Barangay Lourdes, Bamban, Tarlac

위치: 필리핀 딸락 밤반 / 밤반 공동묘지(Bamban Public Cemetery) 근처 

입장료: 무료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은 방문객에게 입장료를 받지 않고 기부금만으로 박물관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박물관 관람이 즐거웠다면, 조금이라도 기부금을 내면 된다.


지난 2004년에 문을 연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Bamban WWII Museum)은 2차 세계 대전을 주제로 하는 미니 박물관이다. 이곳 박물관의 주인인 로니 크루즈(Rhonie Dela Cruz)라는 분으로 2차 대전 참전용사였던 도밍고 델라 크루즈라는 분의 후손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 박물관은 전쟁으로 할아버지와 삼촌 등 가족을 잃어야만 했던 분이 당시의 사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박물관인 셈이다. 하지만 개인 박물관이라고 해서 소장 자료가 허술할 것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밤반 박물관에서는 2차 대전에 대한 폭넓은 자료와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데 특히 1945년 밤반 지역에서 있었던 밤반전투(Battle of Bamban)에 대한 자료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하지만 2차 세계 대전과 관련된 여러 가지 자료보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성심성의껏 박물관 구석구석을 안내하는 박물관 큐레이터분의 태도였다.


필리핀의 개인 박물관에서 가면 "알아서 구경하고 가면 됩니다"라는 식의 가벼운 안내만 받는 경우가 흔하지만,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의 큐레이터 일을 하시는 여자분은 좀 달랐다. 이른 아침부터 예약도 없이 갔던 터라 박물관의 불을 켜준 것만으로도 고마웠는데, 갑자기 방문한 손님에게 선뜻 박물관의 전시물 안내를 해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러더니 박물관에 있는 각종 사진과 자료 등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하나하나 세세하게 알려주신다. 혼자 봤으면 그냥 지나쳤거나 혹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말았을 사진이 큐레이터의 설명 덕분에 생생한 역사의 증거처럼 느껴졌다. 힘들게 수집하였을 자료들을 보며, 방문객이 일본 기모노를 빌려 입고 웃고 있던 일라간의 일본 터널(Ilagan Japanese Tunnel) 생각이 났다. 밤반 박물관과 같은 곳이 늘어나면, 역사를 지나간 시간이 아닌 현재와 미래의 바탕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조금은 늘어날 수 있을 터인데 싶었다. 


 

필리핀 딸락 밤반

앙헬레스 위쪽으로 딸락주(Province of Tarlac)에 있는 밤반(Municipality of Bamban)은 유명한 장소 하나 없는 지방의 작은 소도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이 지역의 이름이 낯설지 않았던 것은 지난 2022년 선거에서 밤반의 시장(mayor) 자리에 올랐던 앨리스 궈(Alice Guo)가 중국의 스파이라는 혐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살짝 해보자면, 앨리스 궈는 원래 중국인이지만 모종의 방법을 통해 필리핀인으로 신분 세탁 후 밤반의 시장으로 당선되었다고 한다. 앨리스 궈가 대체 어떤 사연으로 필리핀에 와서 필리핀인 신분을 얻었는지, 그리고 시장으로 당선 후 어떻게 온라인 도박장(POGO) 및 온라인 스캠 장소이던 곳의 부지 절반을 소유할 수 있었는지는 아직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신문 기사에 따르면 그녀는 30개가 넘는 은행 계좌와 수십억 페소의 재산, 12대의 자동차, 헬리콥터 등을 소유하고 있다고 한다. 앨리스 궈는 지난 2024년 8월 시장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이 사건의 미스테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이다.


필리핀 딸락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Bamban WWII Museum)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 입구. 밤반 박물관은 내게 밤반 지역에 대해 '앨리스 궈 전 시장이 온갖 불미스러운 일을 행하던 곳'이 아닌 '괜찮은 박물관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기억하게 해주었다.
필리핀 딸락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Bamban WWII Museum)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
필리핀 딸락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Bamban WWII Museum)
박물관 마당에서는 아이따쪽이 산에서 잡아 선물했다는 부루스라는 이름의 원숭이를 볼 수 있다.
필리핀 딸락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Bamban WWII Museum)
태극기도 눈에 띈다. 2차대전 때 일본에서는 필리핀인을 비롯하여 한국인, 중국인, 대만인들을 데려다가 이곳 밤반 지역 곳곳에 땅굴을 만들었다고 한다. 강제징용되어 땅굴파기 노역에 시달렸던 조선인 대부분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필리핀 딸락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Bamban WWII Museum)
박물관 안내도
필리핀 딸락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Bamban WWII Museum)
메인 갤러리
필리핀 딸락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Bamban WWII Museum)
일본점령기에 발행했던 1센타보 지폐
필리핀 딸락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Bamban WWII Museum)
Lt. James Hart Memorial Library
필리핀 딸락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Bamban WWII Museum)
EXHIBIT HALL
필리핀 딸락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Bamban WWII Museum)
EXHIBIT HALL


⚑ 위의 콘텐츠는 아래 자료를 참고로 작성되었습니다.

· 밤반 제2차 세계대전 박물관(Bamban WWII Museum) 공식 웹사이트: https://bambanmus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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