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지리에 꽤 익숙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필리핀 지도에서 기마라스(Guimaras)를 찾으려면 대부분 한참의 시간을 보낼 것이다. 기마라스가 세부나 보라카이처럼 유명한 섬도 아니고, 섬 크기가 크지도 않으니 어지간히 눈썰미가 좋지 않고는 604.6㎢ 면적을 가졌다는 이 섬의 위치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렇게 지도에서 찾기도 어려운 작은 섬에 망고나무가 5만 그루 남짓 있다고 하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수령이 백 년이 넘는 큰 아름드리 망고나무가 있다는 필리핀의 작은 섬, 기마라스. 어찌 기마라스섬 이야기를 하면서 망고를 빼놓을 수가 있을 것인가.

필리핀에 한 번도 오지 않았더라도 한국에서 필리핀산 망고를 좀 먹어봤다는 사람이라면 "기마라스"라는 지명에 익숙할 수도 있다. 몇 년 전에는 서울에 있는 현대백화점에서 항공 직송으로 기마라스로부터 망고를 가져와 판매한다고 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었으니 말이다.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었다는 당도 높기로 유명한 카라바오 망고의 원산지가 바로 기마라스인데, 기실 기마라스 사람들은 생계의 많은 부분은 망고에 의존하고 있다. 생망고뿐만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망고로 건망고도 만들고, 호떡 비슷한 모양의 빵인 피야야(piyaya)도 만들고, 비스코초(biscocho) 과자도 만든다. 그뿐인가, 망고잼, 망고 케이크, 망고 샐러드, 망고 케첩 등등 망고 관련 상품도 다양하게 개발하여 판매한다. 아무튼, 기마라스에서 온 망고가 달다고 하는 것은 그저 빈말이 아니다. 과학적으로 당도 조사를 해봐도 그렇다. 일반 사과의 평균 당도가 12~13브릭스이고, 파인애플이 12~22브릭스라면 기마라스 망고의 평균 당도는 20브릭스(Brix) 이상 된다니, 기마라스의 카바라오 망고가 얼마나 높은 당도를 가진 것인지 비교가 된다. 기마라스 망고는 당도만 높은 것이 아니라 크기도 큼지막하고, 보기만 해도 탐스러운 색과 모양새를 갖춘 것이 많은데, 당연히 다른 지역의 망고보다 가격도 비싸고, 상품 가치가 높은 편이다. 

필리핀 기마라스 망고 축제

Guimaras Manggahan Festival(Mango Festival)

필리핀에서도 망고 주요 생산지인 기마라스에서 망고를 주제로 한 축제가 없을 리가 없다. 기마라스 망고 페스티벌(Manggahan Festival)은 지난 1992년도에 처음 시작했다고 하는데, 필리핀의 많은 축제가 그렇듯 원래는 동네 사람들이 모여 망고 수확을 축하하고자 시작한 작은 행사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축제 규모가 꽤 커져서 인근 지역의 여행객까지 불러 모으는 지역의 관광 자원이 되었다. 이곳 기마라스의 축제가 다른 지역의 축제보다 특별한 까닭은 바로 축제의 주제가 망고이기 때문이다.

기마라스 망고 축제에서는 망고 뷔페 이벤트를 비롯하여 미스터 기마라스 선발대회, 코미디 쇼, 영화상영, 라이브밴드 쇼, 마라톤대회 등의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중 백미는 단연 망고 뷔페 행사(all-you-can-eat)이다. 그래서 필리핀에 와서 망고 하나만큼은 실컷 먹겠다고 다짐했다면 기마라스에서 하는 멋진 축제에 가보라고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망고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뷔페라니, 얼마나 호화스러운 뷔페란 말인가. 게다가 참가비도 크게 비싸지 않다. 망고도 취향에 따라 그린망고나 노란 망고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망고를 먹으면서 필리핀 스타일의 찹쌀떡인 이부스(ibus)을 곁들여 먹거나 바고옹(bagoong)과 같은 새우젓(shrimp paste)과 곁들어 먹을 수도 있다. 그러니 5월에 일로일로나 바콜로드 쪽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망고를 무지하게 많이 먹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찾아 기마라스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축제 방문 정보

기마라스 망고 축제는 매년 5월에 열린다. 축제는 여러 날에 걸쳐 진행되는데, 퍼레이드 공연이 있는 날이 가장 축제의 피크이다. 축제의 구체적인 일정은 Guimaras Manggahan Festival 페이스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축제장소: 필리핀 기마라스

■ 개최기간: 매년 5월

■ 축제 공식 웹사이트: Guimaras Manggahan Festival

기마라스섬으로 가는 방법

기마라스까지 어떻게 가면 될까?

한국에서 비행기로 기마라스까지 바로 가는 방법은 없고, 일단 일로일로까지 가야만 한다. 그리고 일로일로 항구(JARDAN WHARF)에서 배를 타면 기마라스로 갈 수 있다.

기마라스섬은 일로일로에서 배로 10~15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워낙 일로일로와 기마라스 사이를 오가는 사람이 많아 정기 노선을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지만, 여행 인원이 많다면 항구의 보트맨에게 배를 빌려 갈 수도 있다. 기마라스 항구에 내린 뒤에는 지프니나 트라이시클을 이용하여 섬을 돌아다닐 수 있다. 개막식은 보통 산미구엘 바랑가이에 있는 Capitol grounds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