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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부동산: 필고에서 활동하는 필리핀인 브로커와 한인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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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등록일:

2022년 12월 12일



필리핀의 레스토랑 체인점 중에 메리 그레이스(Mary Grace Cafe)라는 이름의 체인점이 있다. 치즈 빵도 맛있고, 화사한 분위기도 좋아서 가끔 가는 곳이다. 필리핀 교민 사이트인 필고와 네이버 카페를 활동하여 한국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부동산 중개업자 중에 이 레스토랑과 같은 이름을 쓰는 필리핀인 여자분이 하나 있다. 그동안 필리핀에서 만나본 일반적인 부동산 중개업자와 구분되는 이분의 특징은 본인의 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고 일단 카톡으로만 상담을 시작하고, 그 카톡 상담을 하려면 무조건 신분증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리핀에서 살면서 많은 부동산 중개업자를 만나봤지만 첫마디가 신분증을 달라는 사람은 처음이라 매우 신기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감정으로는 달갑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이분이 바로 그런 케이스였다. 내 여권을 달리 사용하지는 않겠다고 믿는다고 해도 무조건 신분증부터 보내야만 메시지에 답하겠다고 하니 뭔가 마음이 찜찜하다. 예로부터 시간은 돈이라고 했으니 고객이 될 가능성이 없는 사람에게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다는 마음이야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1년 계약 아닐시 말 걸지 마세요"라는 이야기가 듣기 좋을 리가 없다. 아무튼 그녀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눠보기 위해서는 신분증을 주어야만 했다. 그리고 기껏 신분증까지 보낸 보람도 없이 상당히 빈약한 내용의 이야기를 몇 마디 나눌 수 있었을 뿐이다.


잠깐 카카오톡 대화 몇 마디 해본 것만으로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녀가 굉장히 부지런하면서도 언어에 능숙한 한국인을 친구로 둔 것만은 틀림없었다. 네이버 카페에 기가 막히게 글을 잘 써서 간단한 한국어라도 하는 분인가 싶었지만, 그런 글들은 자신의 영어 초안을 쓰면 한국인 지인이 번역해 주는 방식으로 올린 것이며 자신은 한국어를 전혀 못 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메마르지 않습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관계는 어떠한 비방에도 무너지지 않습니다"라는 식의 멋진 글을 한글로 써서 카페에 올리면서도 막상 카톡에서는 매우 단순한 영어 표현을 쓰고 있으니, 왜 필고에 네이버 카페에 있는 장문의 글이 본인이 쓴 것이 맞을까 의심스럽다는 이야기가 올라오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가짜 중개업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여권 사본을 보내기 전에 확인해 본 사실이지만 그녀의 부동산 자격증 번호는 진짜이며, 2012년 3월에 자격증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전문직 규제 위원회(PRC)의 발표에 따르면 4,801명 중 3,192명이 2012년 3월 실시한 부동산 중개인 면허 시험을 통과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녀에게 관심을 두지 않기로 했다. 고객의 신뢰를 얻어 고객의 자산까지 관리해 주고 있는 덕분에 은행 VIP가 되었다고 하면서도 MRT와 버스를 타고 다니고, 부업으로 과일 행상도 한다는 그녀의 보기 드문 삶의 방식에 굳이 내가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참고로 그동안 부동산 중개업자를 수없이 만나 보았지만, 특정 지역이 아닌 마닐라 전체 지역을 대상으로 중개 일을 하는 부동산 브로커는 기동성을 높이기 위해 대부분 자가용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필리핀에서 콘도 매매를 하면 받을 수 있는 중개수수료는 매도가의 3~5%에 달한다. 그녀가 명의이전 서비스를 해주는 대가로 받는 수수료만 해도 7만 페소로 책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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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 있는 한인부동산이나 에이전트는 모두 불법적인 일을 하는 사람 취급하는 그녀의 말은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다. 특히 에이전트(Agent)에게는 사고 발생 시 법적책임을 물을 수 없으니 반드시 자격증이 있는 브로커(Broker)를 통해야 한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동감하기 어렵다. 필리핀 생활을 하면서 브로커와 에이전트, 콘도 사무실은 물론이고 집주인과의 직거래 방식까지 모두 이용해 본 결과 그 어떤 사람을 통해 계약을 했다고 해도 사고 발생 시 책임을 물기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결국 그녀에게 7만 페소의 수수료를 선불로 보내는 일이 아무렇지 않다는 사람만 연락을 취해 적절한 서비스를 받으면 될 일이다.



Mary Grace Cafe. 이곳의 스파게티는 평범하지만, 치즈가 든 빵은 상당히 맛있다.
Mary Grace Cafe
필리핀에 살면서 여권 사본을 주어야만 집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필리핀에 살면서 여권 사본을 주어야만 집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다.
https://www.prc.gov.ph/article/march-2012-real-estate-broker-licensure-examination-results-released-six-6-days/3225
https://www.prc.gov.ph/article/march-2012-real-estate-broker-licensure-examination-results-released-six-6-days/3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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